'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3주째를 맞으면서 매매 호가 하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서울 강남권과는 달리 수도권 5대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전셋값도 올 들어 집값이 크게 뛴 분당과 평촌에서만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뿐 나머지 지역은 가격 변동이 없거나 미미한 상태다. 그러나 분당 지역에서는 최근 2억원 이상 호가가 떨어진 주상복합 아파트 매물이 나오는 등 가격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조만간 다른 지역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의 아파트 시세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5대 신도시 가운데 분당 산본 중동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한 주 사이 0.01~0.02%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주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1.11~-0.18%)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산과 평촌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각각 0.04%와 0.05%씩 올랐다. 분당 서현동 S공인 관계자는 "한번 오른 집값을 쉽게 내리지 않겠다는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자동 D주상복합에서는 2억원 이상 호가가 떨어진 매물이 나오는 등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어 가을 이사철과 맞물릴 경우 본격적인 가격 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도시 전셋값은 분당과 평촌에서만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분당의 지난주 전셋값 변동률은 0.81%로 전주(1.43%)에 비해선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도시 전체 평균(0.53%)을 크게 웃도는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평촌 전셋값 변동률도 지난주 0.8%로 전주(0.26%)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 일산 마두동 G공인 관계자는 "분당 평촌 등 올 들어 집값이 크게 뛴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산에선 전세 수요가 많지 않아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산본 궁내동 K공인 관계자는 "분당의 집값 하락 여부가 다른 신도시의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지만 산본 중동 등 가격이 저평가된 지역에선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서 관망세가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건축 등 투기 거품이 끼어 있는 서울 강남권과는 달리 신도시 지역 대부분이 이미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서울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지만 분당 평촌 등은 집 한 채를 가진 실수요자들이 많아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며 "그러나 가격이 급등한 분당 정자동 등 고급 주상복합촌에선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