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추석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듯하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금융권 판도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3대 변수가 가시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8·31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른 부동산경기 냉각 △LG카드 및 외환은행 매각 △금리상승 등이 바로 그것이다. ◆8·31대책 후폭풍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이후 8·31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급매물이 나오는 등 부동산경기 냉각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에 근거,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최근 "8·31대책이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속단할 수 없지만,이제껏 가져온 부동산 관련 영업의 접근자세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은 이에 따라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여신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최저 연 5%대의 금리가 적용되는 신상품을 최근 잇따라 내놨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동산 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여신이 총여신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신용대출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홍석표사장은 "저축은행들도 상당 수준의 리스크관리 노하우가 축적됐다"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는 저축은행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외환은행 매각 LG카드와 외환은행을 놓고 펼쳐질 인수·합병(M&A) 전쟁 역시 추석 이후 은행권의 관심사다. LG카드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내달 중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LG카드는 지분 51%만 인수하는데도 최소한 2조2000억원이상이 들어가는 대형 매물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을 가진 회사는 씨티그룹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추석이 지나면 금융회사와 외국계 펀드 등 투자회사 간 '짝짓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등도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도 대주주인 론스타가 매각 제한이 풀리는 10월 말을 앞두고 인수전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최근 씨티그룹이 인수후보로 꼽히는 대형 은행 2~3곳을 잇따라 방문,"우리가 매각주간사를 맡게 됐다"며 외환은행 인수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하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신 금리인상 시장금리 상승세에 맞춘 여·수신 금리인상은 벌써 시작됐다. 이미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이달 들어 0.2~0.3%포인트 가량 올랐다. 금리변동의 기준인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이 이달 중 0.13%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대출상품도 추석 이후 금리가 오를 조짐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모기지론 금리를 현행 연6.25%에서 오는 21일부터 연6.50%로 인상한다. 은행들도 자체 판매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예금금리도 인상될 조짐이다. 씨티은행 SC제일은행등 외국계은행이 최근 연 4.5~4.8%대의 고금리 특판예금을 발매,수신경쟁에 불을 지폈다. 다른 은행들도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특판예금을 내놓는 등 수신금리 인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진모·유병연·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