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 뉴타운 개발 등의 호재가 있는 일부 강북권을 제외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전반적인 약세다. 하지만 기존 주택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당연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분양시장은 의외로 선전하고 있어 전문가들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이 꼽힌다. 8차 동시분양에 참가한 포스코건설의 송파구 신천동 주상복합은 종합부동산세 대상 가구가 대부분인데도 1순위에서 마감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청약자는 거의 100% 실수요자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며 "세금 부담에도 입지가 좋은 곳을 찾는 실수요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판교나 송파신도시 등의 공급 확대에 따른 수혜권이 아니라는 점이 청약통장을 사용하게 만들고 있다. 1순위에서 11.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 포스코더샵 2차'의 분양 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판교 등의 분양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당첨 확률도 무척 낮다"며 "'동탄만한 곳도 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창건설과 현진종합건설이 각각 경기 화성 봉담과 충북 제천에서 만족할 만한 청약률을 올린 것도 이 같은 심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8·31대책'의 여파가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새 아파트의 품질이 월등해 분양시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도 한몫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