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서 세율을 낮춘 것은 주택 거래세가 유일하다.주택과 토지 양쪽 부문에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을 일제히 높였지만 주택 거래세율은 낮췄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높인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또 거래세 과표가 올 들어 면적 기준에서 공시가격(아파트는 기준시가) 기준으로 바뀐 데다,내년부터는 실거래가로 전환됨에 따라 급격한 거래세 부담 증가를 완화하고자 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거래세율은 농어촌특별세(농특세)와 교육세 등 부가세를 합쳐 올해 4.0%에서 내년부터 2.85%(부가세 포함)로 낮아진다. 다만 이 같은 인하는 개인 간 거래에만 해당되며 아파트를 신규 분양받을 때와 법인과 거래할 경우는 예전처럼 4.6%(부가세 포함)가 적용된다. 거래세율 인하로 인해 실제 거래세 부담이 어떻게 될지는 지역별로 다르다. 거래세는 과표(주택 매입가)에다 거래세율을 곱해 산출하는데,내년부터 거래세율이 낮아지는 동시에 과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거래세액을 계산할 때 거래세율이 낮아지는 폭에 비해 과표가 더 많이 뛰면 결과적으로 거래세액은 증가한다. 다시 말해 올해 과표인 공시가격과 내년 과표인 실거래가와의 괴리가 크면 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세액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공시가격이 시가의 71%를 밑돌면 거래세 부담이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이나 지방 등지의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등에서 거래세 부담 증가 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이 주로 살고,거래하는 이 주택들은 공시가격이 시가의 50∼60%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북에서 시가가 5억원이지만 공시가격이 3억원인 주택의 올해 거래세액은 공시가격(3억원)에 세율(4.0%)을 곱한 1200만원이다. 내년에도 시가가 5억원이라면 거래세액은 시가(5억원)에 세율(2.85%)을 곱해 산출된 1425만원이 된다. 반면 서울 강남 등지의 주택은 거래세 부담이 현저히 낮아진다. 과표가 올해나 내년이나 모두 실거래가기 때문이다. 시가가 5억원이라면 기준시가가 얼마냐에 관계 없이 세액이 올해 2000만원에서 내년 1425만원으로 낮아진다. 이처럼 지역별로 거래세 인하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자 거래세율을 발표한 것보다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