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펀드의 절반 이상이 헤지펀드(국제투기성 펀드)로 추정되는 등 국내 증시가 헤지펀드의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외국계펀드가 매입한 종목을 무조건 추격 매수할 경우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4일 증권계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및 외국계 펀드 140여개 중 절반이 넘는 75개가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서만 라이온하트인베스트먼트 로이드조지인베스트먼트 등 23개의 헤지펀드가 코스닥기업의 지분 5% 이상을 새로 인수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외국계 펀드 201개 중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곳은 4분의 1이 넘는 52개였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조세회피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올 들어 이 지역에 설립된 펀드 중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금감원에 새로 등록한 펀드도 130여개에 달했다.


헤지펀드에 정통한 증권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외국계 투자자가 상장기업의 지분 5% 이상을 취득했을 경우에만 신고하도록 돼 있어 헤지펀드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돼 있다"며 "지분 5% 미만의 거래를 감안하면 외국인 거래액의 30∼40%가 헤지펀드 자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 테마를 타고 급등한 종목에 단기 투자한 외국계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헤지펀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짧게는 하루,길게는 1주일 단위로 주식을 사고 팔아 단기차익을 챙겼다.


최근에는 코스닥상장업체들이 2000∼2003년 해외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전문적으로 인수해 차익을 얻는 헤지펀드도 늘어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