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일각에서 정치보다 경제문제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대해 "경제는 밥먹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취임인사차 예방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과의 오전 환담내용을 이 같이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옛날 어렸을 때 빈한한 가계에서 어머니가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가 논을 팔아 큰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대학을 보냈기 때문에 큰 아들이 과수원도 하면서 가계의 살림도 했다"고 말했다고 이 실장은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경제는 밥먹는 것과 같이 늘 챙기는 사안이어서 경제문제를 이유로 `대연정' 등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정치개혁을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문희상 의장은 "경제는 물과 공기와는 같은 것으로 기본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실장은 "경제에 하자가 있으면 대통령은 다 버리고 그것만 몰두하실 분"이라며 "최근에 내수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3년만에 앞질렀으며 2∼3개월 후에 시중에도 그런(경제가 좋아지는) 분위기가 전달되리라 본다"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이에 문 의장은 "오늘 아침 음식업주 100여명을 만났는데 현장은 어렵다"고 전제하고 "이제 아랫목만 따뜻해지는 상황이고 윗목까지 가려면 시차가 있다"며 "경제가 좋다는 얘기만 하지 말아달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다소간의 경계감을 표시했다. 이 실장은 `대연정'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전날 (중앙언론사 논설 및 해설책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새로운 정치문화의 성찰과 앞으로의 비전을 충분히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며 "정치권에서 활발한 논의와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우리당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3대 국정목표와 8개 과제 가운데 대화와 타협이라는 말이 중요한 것 같다"며 "대통령의 정치인생의 첫번째 목표가 지역구도 타파이고 두번째가 대화와 타협이라고 본다"고 말해 야당과의 선거구제 개편 협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의장은 "(연정에) 반대하고 의아했던 의원들도 지난 30일 노 대통령과 우리당 의원들간의 청와대 만찬회동을 계기로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