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발표를 앞두고 중견 업체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벌써부터‘주택사업은 이제 끝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건설사 고위 관계자들은 집값 거품을 빼겠다는 이번 정책이 지나친 가수요 억제를 낳아 분양시장 침체를 초래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또 이 경우 민간 공급이 대폭 줄어들어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물산 고위 관계자는 "초강경책 위주인 이번 대책이 집값 안정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민간 공급 부족으로 심각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분양을 연기하는 등 올 하반기 사업계획을 다시 짜는 건설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조영호 월드건설 이사는 "이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도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분양 성공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며 "기간 목표계약률을 낮게 잡을 수밖에 없어 현금흐름 등도 보수적으로 다시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재개발 수주전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대형 건설사 가운데는 재개발 수주에 사실상 '올인' 전략을 세운 곳이 적지 않았지만 공영개발이 확실시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광웅 신동아건설 사장은 "많은 건설사들이 재개발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공영개발로 단순 시공사 역할만을 할 수밖에 없게 돼 실망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 역시 사업승인 등 인허가가 잘 나지 않아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 이 때문에 '8·31대책'의 여파로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는 대신 토목 비중을 늘리는 건설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류재원 롯데건설 이사는 "종합대책의 영향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 주택 대신 토목을 강화하거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