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의견수렴을 위해 소집된 청원군의회가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29일 지역주민들이 상반된 입장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청주.청원지역 유림 25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원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는 주민의 요구이며 민주적 의사결정 방법인 주민투표가 무산되지 않도록 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청원군지키기 운동본부' 관계자들에 의해 저지됐다. 운동본부 소속 60여명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유림 앞을 가로막고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의 당위성만 집중 홍보된 상태에서 군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시기를 정해놓고 주민투표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의회 해산 등을 운운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통합 합의문을 즉각 폐기하고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하라"고 덧붙였다. 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접고 호소문을 전달하기 위해 의회를 찾은 유림을 막아서고 귀가하도록 권했으며 이 과정에서 운동본부측 관계자가 '막말'을 하면서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청주향교 관계자는 "오늘 군청을 방문한 유림 25명 중 70% 이상이 청원지역 유림"이라며 "기자회견을 막으면서 운동본부측 관계자가 어르신들에게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회 파행으로 주민들의 입장 표명이 잇따르면서 청원군 내수읍 주민 60여명도 이날 오후 내수 새마을금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가 주민투표 일정을 고의적으로 지연하는 인상이 짙다"며 "의회는 속히 의사일정을 잡아 주민투표의 길을 여는 의견수렴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민병천 농협조합장과 이철희 내수읍 이장단장 등 10명을 공동대표로 하는 '내수주민주권수호모임'을 구성하고 주민투표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청주=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