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남부의 아파트 값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호가가 추가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끄떡없던 중대형 아파트 및 분양권 가격도 하락세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대책이 나오면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중대형 분양권값 하락세 두드러져 강남구에선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권값 하락세가 눈에 띈다.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 로열층의 경우 17억원에도 거래된 적이 있지만 지금은 15억원대에서 매물을 구할 수 있다. 초고층 재건축을 재료로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들도 전 평형이 1억원 정도 하락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5∼7단지의 낙폭은 더 커졌다. 지난 7월 최고 9억5000만원을 호가했던 34평형은 8월 초 9억원선으로 하향조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8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도 전 평형이 7000만∼8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달 초만 해도 낙폭이 3000만∼4000만원 정도였지만 대책발표 시점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더 하락했다. 하지만 강남권에서 매수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가락동 신한공인 장찬수 사장은 "매물은 점차 늘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없어 대책발표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당·용인,매물 증가속 호가 하락 분당에서도 매물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대형보다 중소형 위주로 매물이 늘면서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 야탑동 정도공인 고신우 사장은 "지금 파는 게 어떻겠냐는 매도 상담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로 매물로 내놓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대출을 많이 끼고 있는 아파트 위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에서도 최근 들어 중대형 위주로 매물이 조금씩 나오면서 호가도 떨어질 기미다. 신봉동 한빛공인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하락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2~3개월 동안 매수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이 곧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복동 엘지공인 관계자는 "워낙 중대형 평형이 밀집한 지역인데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터라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천·평촌,호가하락속 거래 실종 과천에서는 중대형보다 소형 평형의 가격이 이달 들어서만 2000만~3000만원씩 떨어졌다. 하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아 거래는 올스톱 상태다. 중앙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투자가치가 적은 소형부터 먼저 처분하다보니 작은 평수의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에서는 30평형대를 중심으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평형대의 호가가 2000만~4000만원 하향조정됐다. 럭키부동산 김연순 사장은 "올 들어 이 지역 집값이 30평형대를 중심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집값이 많이 떨어지는 것도 30평형대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서욱진·조재길·노경목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