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냄새가 밴 조간신문을 펼치는 대신 새벽에


무향의 인터넷을 가볍게 따닥 클릭한다(…)


지리산 콘도의 60% 할인 쿠폰을 한 매 클릭한다


프린터 아래의 내 무릎 위로


쿠폰이 동백 꽃잎처럼 뚝 떨어진다 나는


동백 꽃잎을 단 나를 클릭한다


검색어 나에 대한 검색 결과로


0개의 카테고리와


177개의 사이트가 나타난다


나는 그러나 어디에 있는가


(…)따닥 따닥 쌍봉낙타의 발굽 소리가 들린다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다


계속해서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원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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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 번뜩이는 전자사막의 미로를 우리는 온몸으로 통과하며 살고 있다. 인터넷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겨를이 없다. 그것은 무섭게 확산되고 우리를 압도해 가고 있을 뿐이다.


클릭과 클릭으로 연결되는 세상. 기계와 부호로 버무려지는 인간.'인터넷 세상'은 이제 시작이라는데,그 끝은 어디일까.


사막을 떠도는 쌍봉낙타처럼 우리도 결국 눈부신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을까.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