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인천정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SK㈜가 인천정유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에 비해 1조원을 크게 웃도는 인수대금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하다. 22일 오후 1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는 지난주말보다 2.72% 떨어진 5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한때 이 회사 주가는 4만9천3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19일 장마감후 인천정유를 법정관리중인 인천지법 파산부(서명수 수석부장 판사)는 인천정유 매각 입찰제안서를 접수해 희망 인수 가격과 경영능력 등을 평가 한 결과 SK㈜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희망 인수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SK㈜가 1조5천억원의 입찰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상연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입찰가격으로 알려진 1조5천억원은 1조원 수준인 현재 인천정유의 순자산가치에 다소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인천정유의 연 이익 규모를 1천500억원 정도로 가정할 경우 SK㈜의 투하자본대비이익률(ROI)은 10%로, 이는 매력적인 투자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광훈 한화증권 연구원도 "4.4분기부터 아시아 정제마진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매수 의견을 유지해 왔으나 1조원 이상의 인수가로 인천정유를 인수하는 것이 SK㈜의 현안 중 최선의 선택인지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추고 정확한 인수가와 인수타당성 등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보수적 접근을 당부했다. 이 연구원은 이와함께 GS칼텍스가 입찰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밝힌 인천정유 인수의 문제점도 소개했다. GS칼텍스는 인천정유 입지상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대형유조선의 접안이 불가능한다데다 중질유분해설비 등 고도화시설이 거의 없어 원가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인천정유 인수 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질유분해시설 등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도 "우선협상대상자로서 향후 한달간의 실사 과정에서 SK㈜가 인수가격을 탈락자 STX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1조3천억원 수준까지 낮춘다고해도 여전히 부담스럽다"면서 "최근 SK㈜가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시장에서 환영받았으나 이번 인수로 기대가 우려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황 연구원이나 대신증권의 안 연구원은 아직 상황이 가변적인만큼, 현재의 '매수'의견이나 목표가를 한달 후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논리로 전문가들은 인천정유 인수전에서 사실상 패한 STX[011810]에 대해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식의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인수 실패가 STX 주가에는 긍정적"이라며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STX가 1조5천억원 수준에 인천정유를 인수할 경우 향후 10년간 5천억원의 영업권 상각 부담과 인수자금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서도 STX주가는 현재 지난주말보다 0.6% 정도 올라 인수전 승리자 SK㈜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