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BTL(리스 방식의 민간 투자유치) 사업이 최근 국방부의 군인아파트와 환경부의 2개 하수관 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 막을 올렸다. BTL사업 1호인 충주비행장 군인아파트는 보장수익률(국고채 5년 금리+α)의 'α'가 0.49%포인트로 시중 예상치를 크게 밑돈 반면 하수관 사업은 1~1.5%포인트 수준에서 보장수익률이 결정됐다. 17일 기획예산처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고시한 전남 강진 하수관로(총 사업비 322억원)와 충북 증평 하수관로(237억원)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남양건설 컨소시엄과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각각 선정됐다. 이들은 기준 금리에 1~1.5%포인트를 얹는 목표수익률을 제시했다. 각각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입찰에서 나머지 사업자들은 2%포인트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지난 11일 충주비행장 군인아파트 200가구 건설(190억원)에 대해 사업 기본계획안을 제출한 5개 컨소시엄 중 군인공제회와 금호산업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은 입찰 때 '국고채 5년 금리+0.49%포인트'를 제시해 0.5~2%포인트를 제시한 나머지 4개 사업자를 제치고 낙점됐다. 이들은 협약서가 체결되는 대로 이르면 이달 말 착공에 들어간다. 계획대로 내년 4월 완공되면 준공 검사가 떨어진 후부터 향후 20년 동안 분기별로 보장수익률에 따라 임대료를 받게 된다. 올해 초 정부가 BTL 사업 계획을 발표한 뒤 시중에선 보장수익률이 과연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국민연금기금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의 입장에선 'α'가 적어도 1.5%포인트 안팎이어야 투자 매력이 있는데 1호 사업 수익률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도 장기간 확정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선 'α' 수준이 낮을수록 좋지만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BTL 사업 참여가 저조해진다는 게 고민거리다. 이에 대해 기획처 이종욱 민자사업관리팀장은 "군인아파트는 첫 사업인 만큼 경쟁률도 높았고 국방부와 특수관계인 군인공제회의 정책적 입장이 반영돼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재무적 투자자와 달리 건설사들은 다소 수익률이 낮더라도 일단 물량을 따내려는 요구가 높아 향후 BTL사업 보장수익률은 평균 0.7~0.9%포인트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7일 현재 군인아파트를 포함해 사업계획서 접수가 끝난 9개 선도사업은 각각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기획처는 9월 정도면 나머지 100여개 사업 공고도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공고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데다 경전선 등 일부 고시 사업은 마무리 확정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전체 약정 물량은 당초 계획(6조원)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와 관련,정부는 BTL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건설사가 BTL 사업을 제안할 때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상해주는 한편 연기금과 인프라 펀드에 대해선 사업자 자격심사 때 유동성 증빙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