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강남.분당 전세값 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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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강남·분당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특히 강남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2~3개월 전만 해도 20~30% 수준이었고 일부 단지의 경우 20%에도 못미쳤다.하지만 최근들어 30%를 넘어서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전세물건 부족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30평형대 중심으로 강세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와 분당 등 범 강남권에서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도곡동 우성4차 34평형의 전셋값은 1~2개월 전 2억3000만~2억4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억4000만~2억5000만원이다.
대치동 쌍용 31평형의 전셋값도 최근 1000만원 안팎 상승,현재 2억3000만~2억5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선경 청실 은마 등 다른 단지의 사정도 비슷하다.
반면 매매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성4차 34평형의 가격은 같은 기간 8억8000만원에서 8억2000만원으로 6000만원,쌍용 31평형은 8억5000만원에서 8억원 아래로 각각 떨어졌다.
도곡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데 반해 전세를 찾는 사람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당도 전셋값이 강세로 돌아섰다.
정자동 정든마을 30평형대의 기존 전셋값은 1억7000만~1억8000만원이지만 신규 전세물건은 2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그나마 전세물건이 대부분 소진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은혜공인 관계자는 "이사철도 아닌데 최근 1~2개월 사이 25~32평형 전셋값이 수 천만원씩 뛰었다"고 전했다.
◆왜 오르나
강남권에서 전셋값이 뛰는 가장 큰 이유는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 신규 입주 물량이 적은 데다 재건축 추진으로 인해 이주 수요까지 발생하면서 상당수 단지의 전세물건이 동이 났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또 강남 일부 지역과 분당의 경우 다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전세 수요가 많은 20평형대를 우선 처분하면서 전세 공급물량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정부대책 발표 때까지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고 일단 전세로 살면서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수요자들의 심리도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하반기 중 강남권의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감소한 데다 잠원·반포동의 경우 주변 이주 수요로 인해 공급이 더욱 부족하다"면서 "투자자들이 학군 프리미엄 때문에 강남권에 계속 살고 싶지만 매입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싸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밖에 경기 침체로 인해 이사하지 않고 재계약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운기 분당 야탑동 통일공인 대표는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웬만하면 이사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재계약해서 그냥 살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분당의 경우 상당수 세입자들이 판교 청약 때 지역거주·무주택 우선물량을 노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를 꺼리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