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신세계는 의미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0일 개관한 신세계 본점 신관의 매출이 68억원을 기록,개점 첫날 매출론 백화점 업계 최고의 성적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발표된 '68억원 매출'에는 백화점 원조 업체로서 유통 명가로 재건하려는 신세계인의 의지와 자신감이 배어 있다. 지난 1930년 설립된 신세계는 2005년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사업은 본점 신관을 재단장함으로써 1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할인점 이마트는 올해 중국에 3, 4호 점포를 추가로 열어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프리미엄 아울렛몰,복합쇼핑몰 등 신규 사업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유통명가 재건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 1위 탈환 의지를 올초부터 거듭 밝혔다. 이명희 회장은 사보 1월호에 올린'2005년 본점 오픈을 앞두고'라는 글에서 "올해는 신세계가 재도약하는 원년"이라며 "신세계 본점은 우리의 자존심이며 얼굴이자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에서 지난 20년은 와신상담,인고의 세월이었다. 국내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을 선보였다는 자존심은 지난 70년대 후반 롯데백화점의 출현으로 무참하게 짓밟혔다. 20여년간 롯데는 규모를 무기로 명동 상권의 맹주로 군림해 왔다. 롯데 본점(명품관 에비뉴엘 영플라자 제외)은 1만6800평으로 신세계 본점(3000평)의 다섯 배가 넘는다. 지난해 신세계의 백화점 매출은 본점 1200억원을 포함해 2조1000억원이나 롯데는 본점 1조1000여억원 등 총 7조62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백화점에서 롯데에 밀린 신세계는 할인점에 진출하면서 체면을 살렸다. 93년 진출 후 국내 73개,중국 3개 등 모두 76개로 점포가 늘어난 할인점 이마트는 지난해 7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40개의 점포로 지난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마트를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는 셈이다. 2년8개월 동안 총 1800억원의 리뉴얼 자금이 투자된 신세계 본점 신관은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이다. 15층 위는 사무실로 사용해 영업매장 공간은 1만4000평으로 아직 롯데백화점 본점에 뒤진다. 하지만 신관에 이어 구관(3000평)이 내년 8월 재단장되면 본점 매장은 총 1만7000평으로 늘어 롯데와 비슷하게 된다 ◆목표는 글로벌 유통기업 신세계는 2005년을 글로벌 원년으로 선언하고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할인점 이마트는 지난 3월 말 중국 3호점인 상하이 인두(銀都)점을 개점한 데 이어 오는 10월 톈진(天津)에 4호점을 개점한다. 톈진점은 상하이 지역에만 국한돼 있던 점포망을 화북 지역으로 확대, 이마트의 중국 공략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두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목표를 20% 초과한 3200만위안(약 4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세계는 이와 함께 새 유통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프리미엄 아울렛몰과 복합쇼핑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프리미엄 아울렛 전문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경기도 여주에 매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부산 센텀시티 내 2만3000평 부지에 온천수 워터파크 등 최첨단 위락 시설을 비롯한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신세계가 또 앞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다. ◆스타벅스코리아 등 14개 계열사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조선호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14개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대부분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내부거래를 제외한 주요 9개사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7조2856억원,순이익은 3365억원이다. 그룹 주력인 신세계는 매출 6조5121억원,순이익 3360억원,종업원수 1만6383명으로 국내 대기업 중 매출 13위,순익 12위에 랭크돼 있다. 주가총액도 5위이다. 신세계는 오는 2009년까지 국내에 백화점 9개와 할인점을 130개로 늘리고,중국에 할인점을 25개 이상으로 늘려 2012년에는 매출 33조원의 세계 10대 종합 유통소매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