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24일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 열린우리당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재건축 규제완화가 잠잠해지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에 자칫 집값 상승 도화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논의를 잠정 보류키로 했다. 당정의 이같은 방침은 이달초 재건축 규제완화 방침이 흘러나온 뒤 강남 저밀도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단지의 호가가 상승하는 등 불안양상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20일 열린 부동산정책 고위당정 회의에서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개발이익환수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당분간 재건축의 `재'자도 꺼내지 말자"는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도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부동산대책을 세우는 과정에는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장치를 확실하게 만들고 공급확대를 논의한다는 원칙이 분명하다. 판교에서 보듯 대책없는 공급확대는 투기꾼들의 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며 "재건축 규제완화는 추후 논의될 수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6일 열린우리당 채수찬(蔡秀燦) 정책위 부의장이 부동산정책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도 대안의 하나로 논의됐다"고 밝힌지 3주만에 당정이 신중론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논의 자체가 미뤄지기는 했지만 재건축 규제완화는 공급 확대의 중요한 검토대상중 하나인 점은 변함이 없다"며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등 개발이익 환수 추진을 전제조건으로 저밀도 뿐 아니라 중층단지까지 포괄적인 규제완화 방안이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완화를 위해 검토될 내용은 소형평형 의무비율 축소를 통한 중대형 공급확대, 용적률 재조정, 층고제한 완화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개발이익환수를 조건으로 한 재건축 규제완화 방침은 설득력 있는 얘기"라며 "다만 규제완화 자체가 단기적으로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