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전원주택·펜션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전원주택·펜션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투자용으로 사려는 사람은 거의 사라진 반면 실제 시골로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실속형 상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전원생활학교 등을 다니면서 시골생활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김영태 광개토개발 사장은 "투자자 시장이 아니라 실수요자 위주의 바람직한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건전한 전원주택·펜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가고 실수요자 온다 그동안 일부 전원주택·펜션 개발업자들이 시장의 물을 흐려놓은 것이 사실이다. 소유권을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분양하거나 수익률을 과장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난개발의 주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법(농어촌정비법·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으로 민박을 가장한 분양형 단지형 펜션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서의 전원주택 난개발도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참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실수요자들만 시장에 남게 됐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불필요한 경쟁이 줄어들고 건전한 전원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실수요자 시장으로 바뀌면서 전원생활학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전문학교는 은퇴를 앞두고 시골생활을 준비하는 이들로 만원이다. 전원주택정보제공업체인 OK시골이 운영하는 전원생활학교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경래 OK시골 사장은 "과거엔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땅 매입과 건축 등 하드웨어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지만 요즘은 지역주민과의 융화,농사짓는 법,생계 등 소프트웨어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아주 비싸거나 싼 것이 인기 실수요 시장으로 바뀌면서 아주 싸거나 비싼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서민층은 저렴한 20~30평형 전후의 건축을 주로 계획하고 있다. 싼 땅을 찾아 수도권을 벗어나 강원권 충청권으로 이동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반해 부자들은 도심 근교의 10억∼30억원대 고급 상품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겨냥해 판교신도시와 분당신도시 인근 등지에선 도심형 고급 전원주택들이 다수 분양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