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웃 국가들은 쌩쌩 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일본이 10년 장기침체 국면을 탈출했다고 공식 선언하고 나선데 이어 중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9.2%를 넘어선 9.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1분기에도 예상치를 넘는 9.4%의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이로써 중국은 연간 성장률 목표치 8%를 크게 웃도는 9.5%의 높은 성장률을 상반기에 달성했다. 높은 성장률도 그렇지만 그 내용도 눈길을 끌 만하다. 중국의 올 상반기 수출은 32.7%나 급증하며 고성장을 견인했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5.4%에 달했고, 소비도 13.2% 증가율을 보이며 견조(堅調)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투자 소비라는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 억제 등 중국 정부의 긴축대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이렇게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적정한 성장을 원하는 중국 정부가 경기 조절을 위해선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9.5%의 상반기 성장률이 개혁개방 이후 27년간 연평균 성장률 9.4%에 근접한 수준이란 점에서 중국 경제가 당분간 고성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위안화 절상(切上) 등 가능한 시나리오에 면밀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중국의 고성장이 부럽다는 느낌도 솔직히 떨칠 수 없다. 수출은 둔화되고 소비는 기대에 못미치며 설비투자는 그 회복세가 미흡해 올 4% 성장률도 자신하지 못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신용등급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우리나라와 똑같은 'A-'로 상향 조정했다. S&P와 함께 양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이미 재작년에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우리나라보다 더 높게 매기기도 했다.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불리한 것은 다 마찬가지인데 왜 우리 경제만 갈수록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는지 갑갑하다. 4% 내외의 성장에 머물다간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에 투진부진 지속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 전망마저 더욱 어둡게 한다. 정말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를 되돌아보지 않으면 안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