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극장, 은행, 백화점, 호텔 등 서비스업 관련 다중이용시설의 실내온도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극장, 은행, 백화점, 호텔 등 전국 160개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실내온도가 24.9도로 지난해의 25.1도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건물 유형별 평균 실내온도는 은행 24.4도, 극장 24.5도, 백화점 25.0도, 호텔 25.6도였다. 또 에너지관리공단이 에너지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찜질방의 경우 1일 평균 에너지사용량이 1.5toe(석유환산톤), 원유기준 드럼통 8.5개 분량으로 전국의 2천500여개 찜질방이 주1회 휴무할 경우 연간 약 726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소의 경우 야간 조명의 조도가 KS기준보다 평균 32% 높았다. 골프연습장(전국 1천500개소, 평균 조명사용 3.7시간)의 경우 1개소당 1시간 영업감축시 전국적으로 연간 12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중이용시설이 고유가에도 에너지를 펑펑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반인들은 에너지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최대전력 증가 추세를 실제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기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도, 불쾌지수는 2.7% 증가했는데도 최대 전력수요는 7.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올해 기후조건이 지난해와 동일했다고 가정했으 때 지난해 대비 2.3% 정도만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냉방부하 증가율 7.3%보다 낮은 것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기후 조건을 가정했을 때의 최대전력 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냉방부하 증가율을 밑도는 것은 개인 전력수요자들이 에너지를 아껴쓰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에너지관리공단은 설명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달말까지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145만7천479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다중시설의 실내 온도가 내려간 것은 전력요금 등 에너지가격이 다른 물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 에너지가격이 건물유지비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적극적인 절약의지를 갖추기에는 현상황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