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강남 분당 등 일부 지역 집값이 급등했지만 강북지역 아파트의 절반 정도는 2003년 10·29대책 이전 시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지역 전체로 보면 약 30% 정도가 10·29대책 이전 시세를 밑돌고 있다. 이로써 정부의 10·29대책은 결과적으로 강남권 집값 안정에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에서 2003년 10월29일 이전에 입주한 2424개 단지 8130개 평형을 대상으로 시세를 조사한 결과 28.4%인 2312개 평형이 10·29대책 이전보다 현 시세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시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강북권역인 노원구(54%) 도봉구(52%) 강북구(46%) 등은 모두 50% 안팎의 아파트가 여전히 10·29대책 이전 시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고속철 개통과 미군기지 이전 등 호재가 맞물린 용산구(12%)와 서울숲 개장으로 아파트 값이 들썩인 성동구(13%)를 비롯해 강남권역인 송파구(14%) 서초구(15%) 강남구(22%) 등은 모두 10·29대책 이전 시세를 크게 넘어섰다. 평형별로도 대형 평형은 오름세가 뚜렷한 반면 중·소형은 오름폭이 낮았다. 따라서 10~30평형대 가운데 26~47%가량이 아직도 10·29대책 이전 시세에 머물러 있고 40~50평형대는 15~19% 정도만 시세 회복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드뱅크 관계자는 "10·29대책 도입 초반엔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타격을 받았지만 올 들어서는 아파트값이 다시 급등세를 타면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