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지난 2001년 5월 분양해 작년에 입주가 끝난 명품 주상복합 '경희궁의 아침'은 분양 당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도 견본주택을 연지 한 달여 만에 1391가구가 100% 분양되는 기염을 토했다. 임대사업을 위한 최적의 입지,상품 자체의 경쟁력,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였다.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들어선 '경희궁의 아침'은 우선 정부 중앙청사를 비롯한 각종 행정기관과 국내외 대기업 사옥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해 저금리 시대에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을 흡인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내수동의 입지가 조선왕조 이래 왕이 태어나는 '제왕터'라는 점을 중점적으로 홍보한 '풍수지리 마케팅'으로 분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도심 주거시설이지만 녹지면적이 3500평에 달할 만큼 환경친화적으로 단지를 설계한 것도 수요자에게 어필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 직접 참석,교포들을 상대로 해외 'CEO 마케팅'을 벌여 국내 분양 이전에 미국 현지에서만 100가구가 넘는 계약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전용률을 일반 아파트에 버금가는 최고 84%까지 끌어올렸고 천장삽입형 멀티에어컨 등을 갖춰 명실상부한 도심형 고급 주거 전용 상품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 것도 성공의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단지 내에 전통 궁궐에서 모티브를 따온 조경시설을 설치하는 등 철저한 고품격 차별화 전략을 펼쳐 입주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어냈다. '경희궁의 아침'은 그 자체로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한동안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강북 도심의 아파트,주상복합,오피스텔 분양을 활성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