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부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배우자 모르게 '비밀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화통신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北京)대 국제부녀연구센터와 인터넷 신문 신랑(新浪)이 최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5.1%가 자기만의 예금통장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미있는 현상은 '딴 주머니 차기'는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동시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몰래 비상금을 챙기는 경우는 배우자도 자기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반대로 부부 중 한쪽이 비상금을 챙기지 않는 경우는 배우자도 비상금을 챙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는 또 집이나 차와 같은 고가품일수록 남편이 일방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비율이 높았고 그 비율은 학력이 낮을수록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최고위직 간부를 남성이 맡아야 한다는 응답은 남녀 구분없이 85.9%로 높게 나타나 맞벌이가 일반화한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남성의 능력이 더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런 경향은 월수입 1만위안(약 120만원) 이상의 경우 96.2%로 더 높아 보수가 많은 직장일수록 남성 간부에 대한 신뢰가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밖에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는 부부 쌍방의 상의로 결정한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높았고, 일방 결정의 경우 아내(16.1%)가 남편(5.3%)보다 높아 자녀교육에 대한 발언권은 아내쪽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