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극본 유정수,연출 임태우)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장면의 본격적인 묘사로 또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5.18 당시 참혹했던 광주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시민군의 비장한 항쟁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 중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 역을 맡은 탤런트 정승재는 "광주 시민들의 아픔을 대변한다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촬영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박남선 씨는 5.18 당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시민군을 지휘하며 항쟁에 앞장섰던 인물. 사형선고를 받고 옥살이를 한 뒤 풀려나 현재 광주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정승재로서는 시민군의 대장 격인 역할인 데다 생존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부담이 컸다. 그는 "미화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이덕화 선배님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그에 맞서는 시민군의 대장 역할을 맡게돼 어깨가 무거웠다"면서 "촬영 전 각종 자료를 찾아 연구하고, 직접 박남선 씨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광주 촬영 현장에서 박 씨와 만났다는 정승재는 "5.18 당시 상황을 연기하고 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지켜보고 있으니 더 부담이 되고 사명감도 생겼다"면서 "(박남선 씨가) '젊었을 때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며 뿌듯해 했다"고 실제 인물과의 만남을 전했다. '제5공화국'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정승재는 MBC 공채 30기 탤런트 출신으로, 그동안 MBC '베스트극장', '영웅시대' 등에 조연으로 출연해왔다. 하지만 그가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예능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 때문. 이 프로그램 속 재연 드라마에서 4개월 동안 주인공을 맡으면서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재연 배우'로서의 인기는 그를 옭아매기도 했다. 그는 "뭐든 열심히 해야 된다는 신념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재연 배우로 각인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1년여의 공백 끝에 '제5공화국'으로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는 그는 "'재연 배우'가 아닌 배우 정승재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