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집권당이 입법 활동을 지지하는 대가로 야당의원들을 매수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일부 주 정부와 기업이 정기적으로 돈가방을 전달했다는 추가 폭로가 터져나와 정치권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12일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의 보도에 따르면 집권 노동자당(PT)의 야당의원 매수 의혹을 폭로했던 호베르토 제페르손 브라질노동당(PTB) 총재는 전날 "PT가 야당의원들을 매수했다는 주장은 사실이며, 야당의원들에게 전달한 돈은 일부 주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페르손 총재는 이 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내가 알기로는 돈은 가방에 넣어진 채 브라질리아에 도착했으며, 진보당(PP) 및 자유당(PL) 지도부에 전달됐다"고 추가 폭로했다. 그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같은 사실을 14일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것이며 PT와 일부 야당의 이런 관계는 지난 2년반동안 계속돼 왔다"면서 "두 야당에 대해 정부 각료직을 할애하는 문제가 대통령궁 차원에서도 논의돼 왔으며 여기에는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제 디르세우 정무장관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TB는 PT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것을 거부한 대신 다른 밀약을 했다"면서 "정부와 PT를 지지하는 대가로 지난해 실시된 전국 시장ㆍ시의원 선거에서 PTB에게 600만달러를 지원해 주기로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100만 달러가 지난해 7월 PTB에 현금으로 전달됐으며 나머지 돈은 몇차례로 나누어 지원하기로 했으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PT와 PTB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페르손 총재는 그러나 룰라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으며 "아마 룰라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PT가 대통령궁을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야당의원을 상대로 정치공작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페르손 총재의 추가 폭로 사실이 알려지자 디르세우 정무장관은 "제페르손은 자신이 희생자인 것처럼 말하지만 그는 (이같은 폭로로 인해) 죄인이 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조제 제노이노 PT 총재도 "제페르손의 발언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오직 증오로 가득차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현 정부와 집권당 수뇌부를 직접 겨냥한 제페르손 총재의 추가 폭로로 정치권은 물론 주정부와 재계까지 야당의원 매수 의혹에 휘말려 들어갈 경우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여 룰라 대통령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