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고 공부도 안해" 민주노동당은 8일 국회에서 당내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 당과 최고위원회의 활동을 평가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김혜경(金惠敬) 대표 등 최고위원들과 시도당 위원장, 초청 인사 등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은 최근 침체 일로에 있는 당의 위상과 지지율 하락을 반영하듯 `고언(苦言)'과 `자성'으로 채워졌다. 특히 민노당의 `경직되고 독선적인' 대중적 이미지에 대해 집중적인 경고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다른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수구 보수에서 합리적 보수로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지지 기반을 차츰 넓히고 있고, 열린우리당도 조만간 자기혁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노당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 다른 당들이 변하는 동안 막상 변하지 않고, 가장 변하기 어려운 정당은 민노당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등 보수정당이 보수 노선에 충실할 경우 나름대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며 "진보가 옳고 나쁘다는 흑백논리로 비판하면 국민에겐 편협하게 들리니 상대를 인정할 줄 알라"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민노당과 동일시하는 노동계 비리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당의 브랜드가치가 심각하게 상처받고 있다"며 "민노당은 다른 어떤 정당, 정치세력보다 치열한 자기반성과 자기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진보정치연구소 소속 김윤철 상임정책위원은 쓰라린 자아 비판을 가했다. 김 위원은 "우리는 `운동가'가 아닌 `정치가'가 돼야 하며, 당원과 인민에게 다가서는 설득의 언어도 부재하다"고 밝히고 "(원내 진출 이후) 당의 달라진 위상과 역할에 맞는 내적분화와 실천 계획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고위원회가 지난해 제시한 2012년 집권전략에 대해서도 "제1야당론 등을 건너뛰고 집권을 운운하게 된 이유가 뭐냐"고 비판하고, "17대 국회에서는 유일한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고 2008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는 게 당의 전략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원인 한겨레신문 홍세화 기획위원은 "우리 진보는 공부도 안하면서 오만하다"며 "이는 진보정당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꼬집었다. 홍 위원은 그러면서 민노당의 당원 교육프로그램 부재와 2012년 집권목표 등을 `오만함'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