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첫날 답변에서 야당 의원들과 날선 설전을 마다 않던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8일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도 `고압적' 답변을 쏟아냈다. 이 총리는 북핵문제 등이 집중 거론된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때로는 조목조목, 때로는 훈계조로 반박하며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이 총리는 한나라당 황진하(黃震夏) 의원이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예로 들며 정부의 `무대책'을 계속 질타하자 "핵보유를 전제하에 자꾸 말하신다. 북한의 핵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총리는 이어 황 의원이 지난달 자신의 방미결과를 토대로 "북한은 핵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하자 "미국 가서 비핵화 추진 노력을 하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다녀와서 관리 한 사람의 의견을 듣고 기자회견을 하고, (그것이) 크게 언론에 보도되고, 또 쟁점이 돼서 국회에서 질문을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고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총리는 또 "최악의 가능성을 설정해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에는 "최악의 상황을 다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참여정부는 옛날 쿠데타 정권처럼 휴전선을 비우고 정부를 무력화시키는 그런 행위를 했던 역대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민주적으로 모든 것을 다 점검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첫 질문 주자로 나선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질의에 앞서 "어제 대정부 질문 답변과정을 지켜보면서 이 총리와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 두 분이 자숙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이 총리의 답변 태도를 정식으로 문제삼았다. 남 의원은 "입이 10개라도 잘하겠다는 말밖에 할 게 없을 것 같은데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면서 "답변이 고압적이다. 이는 참여정부와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라고 질책했다. 남 의원은 이어 "이 자리는 정치 총리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겸허히 반성할 것은 반성하는 자리"라고 강조한 뒤 "야당 시절 (이 총리가 했던) 언행에 대해 기억한다. 적절치 않은 언행이 많았다"고 겸손한 답변 태도를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전날 "선한 마음으로 정치를 하시라"는 이 총리의 답변을 문제 삼아 "국민의 대표로서 질문하는 의원에게 고성을 지르지 않나, 눈을 치켜뜨지 않나, 이 정도면 노무현 대통령 표현대로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반문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