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경 경비정 4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이 불법조업 혐의를 받고 있는 어선을 사이에 두고 장시간 대치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측은 일본 순시선의 검문검색을 한국 해경이 방해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고 우리측 해경은 명백한 증거 없이 어선을 나포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는 주장을 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건 발생부터 시간대별로 추이를 정리한다. 31일 오후 11시 27분 부산시 기장군 대변 동방 31마일 해상, 선원 10명 태운 장어통발어선 502신풍호(77t급)가 조업 중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PC-215호에 적발됨. 오후 11시 35분, 일본 순시정 보안관 2명이 한국 수역으로 도주하던 신풍호에 올라타는데 성공했으나 1명은 바다에 빠졌고 다른 1명이 그를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순시정에 의해 구조됨. 어선에 올라탄 보안관 2명이 어선을 세우기 위해 조타실 창문을 깨고 선원 황모(39)씨를 폭행. 1일 0시 19분, 신풍호 선장은 부산 해경에 '일본 순시선이 우리배를 나포하려 한다'고 신고. 부산해경이 곧바로 관할 울산해경에 연락, 울산해경 소속 250t급 경비정 251함이 순찰 도중 신풍호를 향해 기동 시작. 오전 1시 55분, 해경 경비정 251함이 사건 발생 지점에서 21마일 떨어진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동방 23마일 해상에서 신풍호를 발견, 일본 순시정의 어선 나포를 막기 위해 신풍호 왼쪽에 밧줄을 던져 경비정과 연결. 일 순시정도 신풍호 오른쪽을 밧줄로 묶어 버려 어선을 사이에 두고 양국 경비정의 해상대치가 시작. 이어 속속 양국 경비정이 추가 출동, 오전 9시 45분 현재 해경 경비정 1503함(1천500t급), 300함, 307함(이상 250t급)이 251함 왼쪽에 차례로 계류. 일본 해상보안청도 PC215함 오른쪽에 PC206함(150t급) 계류시킴. 오전 10시 10분 일본 해상보안청 3천t급 경비함 PLH06호 현장 도착. 오전 10시 30분 해상보안청 7관구 구난과장 해경 경비함 251함에 와 해경과 사태 해결방안 놓고 협상. 그러나 신풍호가 일본 EEZ 내에서 정선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했기 때문에 일본으로 압송해야 한다는 일본측 주장과 검문 불응 도주 사실은 인정하지만 EEZ침범 조업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배를 내줄 수 없다는 해경 주장이 엇갈려 협상 결렬. 오후 2시 울산해경서장과 일본 해상구난과장간 재협상. 그러나 일본측은 검문 불응 부분은 자국법대로 처벌해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해경 또한 현지에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니 외교 경로를 통해 해결하자는 뜻을 전함. 오후 5시 현재 해경 경비함 5척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정 6척이 여전히 현장에서 대치 중.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