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30일 "운동권의 경험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민주화운동을 했느냐 여부가 아니라 프로냐 아마추어냐를 가지고 리더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이날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방의원과 의원보좌관, 정치 지망생 등을 대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인 `P-스쿨' 특강에서 "21세기의 복잡한 사회에서 리더는 자기만의 전문분야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중 한 사람인 이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화운동 세력이 주축인 현 여권을 간접 비판하는 동시에,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시장 재임중 지하철 노조의 파업에 대비했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리더는 위기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에서 말 한마디 하면 그제야 대응하는 것은 전략도 전술도 아니다. 국가 지도자는 통일과 북핵문제 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의 행정수도 및 행정중심도시 건설계획을 예로 들며 "일관성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정책이 왔다갔다하면 안되며 이러면 신뢰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정부에서 무슨 게이트다 하는 것을 보면 CEO 출신인 내가 볼 때 아마추어들이 일을 갖고 노는 것 같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하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서 이 시장은 "기업이나 개인은 다 살 만한 곳에 모이게 돼 있다"면서 "각 지역의 대도시를 더 강화시켜 이를 중심으로 경제권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계획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최근 첨단기업 유치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경기도의 갈등과 관련, "외국기업이 경기도로 오겠다는 것을 정부가 못오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경제란 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며 정부가 기업을 어느 특정지역으로 가라고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역에 대단위 경제권을 만들어서 거기에 도움을 주고 권한을 줘야 한다. 그러면 그 지역이 특색있게 발전을 한다"면서 "재정자립도가 20%대에 불과한 전남.광주에 돈이 없는데 무엇을 할 수 있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S프로젝트, J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177개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해서도 "강제로 분산해서는 안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