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충남 태안, 기업도시 신청 후 땅값 10~2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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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를 빠져나오니 곳곳이 아파트 분양 현장이다.
지난해 분양가가 평당 500만원을 돌파한 이후 미분양이 적지 않게 쌓였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충남 서산시 태안읍이었지만 관광.레저 붐이 일기 시작한 뒤 군(郡)으로 격상한 태안군을 찾았다.
태안군이 지난달 14일 현대건설과 손잡고 문화관광부에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신청한 뒤 후보지 인근지역 땅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중개업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기업도시 신청 후 땅값 강세
기업도시 신청 후 땅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태안군 남면 일대다.
기업도시 후보지에 포함된 현대건설의 서산간척지 B지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관리지역 땅값이 평당 40만~60만원으로 올 초보다 10~20% 뛰었다.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은 평균 평당 8만~12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작년(평당 5만~6만원)보다 두 배가량 오른 가격이라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임야의 경우 아직도 평당 1만원짜리 매물도 있다.
인근 지오랜드공인 서기환 대표는 "작년 8월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된 후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한 땅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물건도 귀한 편"이라며 "하지만 호가가 단기간에 뛰어서인지 실제 거래건수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에선 이 곳이 기업도시로 지정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근흥면 T공인 관계자는 "충청권에 행정도시가 들어오는데 정부가 태안군에 또다시 기업도시를 줄 수 있겠느냐"면서 "군청도 큰 기대 없이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계획을 발표했을 것으로 대부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장.펜션개발 붐
태안군에는 태안비치CC 등 4개의 골프장이 현재 건설 중이거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펜션단지 4~5곳도 동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만큼 관광산업 개발열기가 높다.
시행업체인 광개토개발 김영태 대표는 "태안이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등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종 레저산업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어업항인 안흥항을 요트 등이 정박할 수 있는 다기능항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태안군청 관계자는 "태안 인구가 7만여명에 불과하지만 관광객은 연 1500만명에 달한다"면서 "제조업체가 없기 때문에 관광산업 붐을 일으키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바닷가 자연취락지구의 경우 목이 좋은 땅은 평당 300만~4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안면도 A급지 땅값은 대개 평당 1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안면도 전체의 73%가 국유지여서 매물이 적기 때문에 더욱 비싸다.
태안에서 다소 소외받았던 북쪽 이원면 일대도 조력발전소 추진 계획이 탄력을 받으면서 개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이처럼 여러 호재가 집중되면서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유입될 조짐을 보였지만 최근 정부 단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태안읍 남문리 고려공인 관계자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이 기업도시 발표 전후로 수 만평 규모의 덩어리 땅을 찾아다녔으나 정부 단속이 시작되면서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태안=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