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대 비단길 관문이자 불교 유적으로 유명한 고비사막 둔황(敦煌) 근처에 있는 '초승달호수'가 물 부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기적의 호수'로 불리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초승달호수는 개발과 인구 증가 등으로 용수 사용이 늘면서 30년간 수위가 7.5m 내려가고 지하수면도 10m나 낮아지는 등 고갈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30년전 지역 농업을 위해 건설된 댐이 인구증가와 맞물려 수천년간 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물을 제공해온 사막의 물 공급체계에 과중한 부담을 준 것이다. 이에따라 초승달 호수 뿐 아니라 고대 중국과 서방을 잇는 관문이었던 둔황시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란저우대학의 장밍취안 교수는 "이것은 생태학적 위기"라며 "문제는 인간들의 영향이며 사람들이 이 지역이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농업 외에는 아무 산업도 없었던 둔황의 경제 발전을 위해 30년 전 당강에 댐을 건설하고 농업을 장려했다. 그러나 농업이 발전하고 주민이 10만 미만에서 18만명으로 증가하면서 불부족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초승달 호수가 사라지면 지역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관광산업의 타격도 우려된다. 둔황 인근의 4세기경 벽화 동굴인 '모가오동굴' 입장권은 지난해 43만장이 팔렸으며 이 지역 관광객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 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자 이 지역 정부도 농민들에게 개간과 파종 확대를 장려하던 정책을 바꿔 이제는 개간금지, 이주민 유입 금지, 새 우물 금지 등 엄격한 수자원 관리 정책까지 펴고 있다. 초승달호수의 관리인 판춘은 "지역 주민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호수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미래 세대들을 망쳐버리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