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디지털 음악기기인 MP3플레이어가 국내외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변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시 종합 휴대용 기기로 발전하고 있는 휴대전화와의 승부도 볼 만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디자인 외에 다른 회사와 차별되는 독특한 기능들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문서 파일 등을 저장해 감상할 수 있고 FM라디오 기능도 기본 사양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 메일수신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인터넷 도우미를 탑재하거나 인터넷전화(VoIP)가 가능한 제품이 등장했으며 블루투스를 지원해 음악 감상 중에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한 제품도 출시됐다. 또 일부 업체들은 무선랜 또는 위성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를 탑재한 통신방송 융합형 MP3P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특화 기능의 탑재는 국내 MP3P업체에는 아직 단순 음악 재생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산 MP3P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무기로 부각되고 있다. 엠피오 우중구 사장은 "MP3P로 음악만을 듣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휴대전화가 컨버전스화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듯이 휴대성이 높은 MP3P도 다양한 컨버전스화를 통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P3P의 특화 기능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인터넷 도우미= 엠피오는 드림위즈의 웹기반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위즈캣'을 탑재, USB 단자에 연결만 하면 온라인에서 제공되고 있는 25개 웹 메일을 모두 받을 수 있고 미리 설정한 뉴스 등 원하는 정보를 바로 살펴볼 수 있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방식 MP3P인 `엠피오 스마트'(모델명 HD200)를 지난 3월 출시했다. '스마트 MP3P' 개념을 표방하는 이 제품은 5GB 용량을 기반으로 1천여곡의 음악 저장은 물론 e-메일 통합 자동 수신, 웹 사이트 및 커뮤니티 자동 로그인, 뉴스 검색 및 자동 취합, 메모, 사진 뷰어 등의 다양한 부가 기능을 탑재했다. 이 제품은 PC방, 학내 PC, 공공 PC 등 인터넷에 연결된 어떤 PC라도 연결하면 자신의 PC환경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 영업사원이나 대학생, 방문교사 등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 노트북PC 대용으로 호응을 받고 있다. ▲인터넷전화= 이지맥스는 본체에 PC기반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어떤 PC든 USB로 연결하면 바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MP3폰'(모델명 ezmp-4200)을 개발,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노트북이나 PC에 별도의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USB 커넥터로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특히 제품마다 전화번호가 부여돼 있어 송신자와 수신자가 인터넷전화로 연결돼 있는 상태라면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또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는 만큼 통신요금도 없고 MP3P 특성상 휴대가 용이해, 이동이 잦으면서 비용부담이 큰 국제전화를 주로 이용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블루투스= 제노컴은 본체에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를 내장해 음악을 듣는 도중 휴대폰으로 전화가 올 경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즉시 이어폰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엑스라이브 XM-320'을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통화가 연결된 상태에서 녹음버튼을 누르면 통화내용을 즉시 녹음할 수 있으며 전화 받기는 물론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즉 블루투스 MP3P가 블루투스 헤드셋의 기능을 통합하는 셈이다. 다만 이들 기능은 블루투스 휴대전화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밖에 두 대의 제품간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파일을 전송 및 수신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블루투스 휴대전화의 보급이 활발하지 않지만 유럽의 경우 블루투스 휴대전화가 2억대 가량 보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