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의 지지율 제고를 놓고 골머리를 앓아온 한나라당이 요즘 20대는 `386세대'와는 달리 보수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자 반색하며 20대 공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1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최근 한국대학신문이 작년 10월 대학생 2천9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대학생들의 보수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우리 사회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난 10여년간 대부분 1위에 올랐던 `빈부격차 해소'가 3위(16.2%)로 쳐지고, `경제성장'이 1위(29.7%), `정치안정'이 2위(21.2%)를 각각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대학의 역할에 대한 설문에서도 과거 높은 응답률을 보인 `전인교육의 장' 등 보다 `고급인력 배출'이 1위를 차지했고 대학생들의 취업희망 기업에서도 `공기업'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대체로 `안정'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장은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회장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저지사건과 관련, 일반 학생들의 모임인 `총학없는 평화고대'측이 고려대 총학생회를 대상으로 탄핵을 추진하는데 대해 "과거 고려대 운동권 분위기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대 사건'이라며 대학가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어 김 총장은 대학생 인터넷 신문 `투유'와 경북대 학생단체인 `희망학생연대 21'이 공동 주최하는 연쇄특강에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비롯해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좌승희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신지호 자유주의연대대표 등 이례적으로 모두 보수논객이 초청된 점도 캠퍼스 보수화 경향의 증거로 꼽았다. 당 핵심관계자는 "30대의 경우 민주화투쟁에 참여하는 등 사회참여의식이 강한 반면, 20대는 민주화의 토대위에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보수화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젊은 대학생들은 무조건 진보성향이고, 반(反)한나라당이란 도식은 현 세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면서 "젊은이들의 현실적 욕구와 지향하는 방향을 철저히 이해, 분석한 뒤 20대에 대한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