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차관급 회담 이틀째인 17일 회담장인 개성 자남산여관의 주변 분위기는 합의문 형태의 구체적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10시40분에 시작된 오전 회담은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한 채 1시간여 만인 11시55분에 끝났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오전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협의가 계속돼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해 의견 조율에 애를 먹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측은 당초 오전 수석대표 접촉 이후 회담대표의 공동오찬이 예정돼 있었으나 갑자기 개별오찬으로 변경,쟁점별 협의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 차관은 회담시간에 대해 "구체적인 전망이 어렵다"며 "일정이 촉박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회담에 앞서 "민족을 위해서 좋은 논의들을 했습니다"라는 인사말로 회담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좋은 꿈 꾸셨나요"라는 질문에 "좋은 꿈 꿔야지요"라고 답해 10개월 만에 열린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양측은 첫날 회담에서 서로의 의사를 충분히 타진한 만큼 이날 회담에서는 별다른 모두 발언 없이 짧은 악수를 교환하고 곧바로 회담에 들어갔다. ○…오전 회담이 첫날 합의한 6.15행사의 남측 당국대표단 파견 외에 진전을 보지 못하자 회담장 주변에서는 예상대로 장기전에 들어갈 모양이라면서도 산고 끝에 옥동자가 태어날 수 있다며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6.15 대표단을 장관급으로 하는 데 합의할 경우 사실상 1년여 만에 장관급 회담이 재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