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의 오랜 관례를 깨고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회고록을 집필하고 있다. 홍콩 언론은 17일 중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이 80회 생일을 앞둔 내년 8월 출간을 목표로 중국의 외교관계를 중심으로 회고록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주주간(亞洲週刊)은 이번 회고록 집필에는 장 전 주석의 핵심측근인 첸융추(錢詠秋)를 팀장으로 하는 특별대책팀이 자료수집과 초안작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회고록 집필은 미국 은행가 로버트 로런스 쿤이 집필한 자서전 `중국을 변화시킨 거인 장쩌민'이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1949년 집권에 성공한 이래 정계를 은퇴한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회고록을 쓴 경우는 한번도 없었으며 회고록 집필 자체를 금기시해왔다. 그러나 리펑(李鵬) 전 총리가 지난 2003년 싼샤(三峽)댐 건설과정에 간여한 내용만을 뽑아 자신의 일기를 출판하면서 모든 것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 중국 외교의 대부로 불리는 첸치천(錢其琛) 전 외교담당 부총리도 같은 해 중국 외교사의 뒷이야기를 풀어놓은 자서전 `열가지 외교 이야기'를 출판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장 전 주석은 회고록에서 국내 정치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대신 집권기인 1989년부터 13년 동안의 외교관계를 주로 기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외교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지원팀이 지난 몇달 동안 상하이(上海)로 내려와 자료 수집 진행과정 등을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