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4개월 만에 무력충돌이 재개됐다. 레바논의 시아파 게릴라 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은 13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셰파 팜스 일대에서 치열한 포격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방송은 헤즈볼라측이 먼저 셰바 팜스 지역 이스라엘군을 향해 카튜샤 로켓 공격을 가해왔으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거점을 보복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레바논 남부 3곳의 헤즈볼라 전방 기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측의 로켓 공격으로 셰바 팜스 지역에서 최소 9차례의 폭발이 있었다며 이에대한 보복으로 야포와 탱크포격 및 헬기를 동원한 폭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마나르 TV는 이스라엘군이 먼저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와 크파르슈바 마을의 민간인 가옥이 파괴됐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도발에 맞서 보복 공격을 가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교전으로 양측에서 보고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1월이후 가장 격렬한 국경 충돌이었다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언론은 전했다. 국경 긴장은 29년만에 시리아군의 지배에서 벗어난 레바논이 이달말 역사적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고조돼 우려를 낳고 있다. 헤즈볼라는 강력한 지원국인 시리아의 레바논 철군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무장해제 압력으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국의 지각변동을 틈타 정치적 역할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안보리 결의 1559호는 헤즈볼라를 비롯한 모든 민병단체들에 대해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는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헤즈볼라는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레바논 정부도 헤즈볼라를 민병대가 아닌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싸우는 저항운동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 2000년 이스라엘의 남부 레바논 점령을 18년만에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레바논 정부군 대신 남부 레바논을 통제하고 있다. 무력충돌이 재연된 셰바 팜스는 시리아와 레바논, 이스라엘이 접경을 이루는 허몬산(山) 기슭의 국경지역이다. 유엔이 2000년 이스라엘의 남부 레바논 철군 후 획정한 국경에 따르면 셰바 팜스는 시리아 영토 일부로 이스라엘의 점령지다. 그러나 레바논과 시리아는 이 지역이 이스라엘에 점령된 레바논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