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에게 14억원을 제공한 미래로RED 사장 길모(35)씨도 이명박 서울시장을 면담한 정황을 포착, 접촉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미래로RED 회장인 길씨 부친(61)이 작년 4월 이 시장을 면담하는 자리에 길씨도 동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면담이 어떻게 성사됐고 면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일주 전 위원장의 주선으로 길씨 부자와 이 시장이 만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데 반해 서울시측은 당시 면담은 모 방송사 전 간부의 소개로 이뤄졌고, 면담 시간도 7∼8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시장이 민원인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회동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으나 "문제는 왜 만났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해 대화내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피력했다. 검찰은 또 11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던 H사 등 재건축시행사 2곳의 관계자들을 이날 소환해 재개발 과정에 서울시나 중구청 등에 금품로비를 벌였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2곳 사무실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각종 재개발 관련 문서와 컴퓨터 디스켓 등 대형상자 7∼8개 분량의 자료에 대한 분석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두 업체의 비리 의혹과 관련된 사람들 1∼2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건으로 출금된 사람은 1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