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가구주 저축만으로 내집마련..23년 6개월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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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크게 뛰었던 지난 3년간 대졸 도시 가구주의 소득은 15% 늘었지만 서울에서 25평형 내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오히려 2년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대졸 도시 가구주들은 소득 증가율(15%)에 비해 지출 증가율(10%)이 낮을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집값이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라 내집 마련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집값이 급등세가 타기 시작한 지난 2002년 1분기 도시에 사는 대졸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346만원,가계 지출은 271만원으로 저축이 가능한 차액은 7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동산114의 시세조사 통계에 따르면 2002년 1분기 서울지역 25평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억9000만원대로 나타났다.
따라서 2002년 1분기 가계수지 및 집값을 기준으로 할 때 대졸 가구주가 서울에서 순수 저축만으로 25평형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최소 21년6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반면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으로 집값이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2004년 4분기 대졸 도시 가구주의 소득은 399만원으로 늘고 지출은 크게 늘지 않은 298만원에 그쳤지만 서울지역 25평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억8500만원대로 크게 뛰었다.
소득에서 지출을 뺀 101만원을 고스란히 저축하더라도 25평형 내집을 마련하는 데에는 23년 6개월이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2002년 1분기에 비해 내집 마련 기간이 2년 더 연장되는 결과다.
물론 집값이나 가계수지를 비교시점에 고정시켜 산출한 결과이지만 소득 증가에 비해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 기간 중 대졸 도시 가구주의 소득은 15%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집값은 47.2% 상승했다.
더욱이 이 기간 중 월평균 가계 소득은 53만원 증가했지만 소비는 27만원밖에 늘지 않을 정도로 도시 가구주들이 씀씀이를 줄였지만 뛰는 집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