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영이를 쉬게 해주는 게 좋지만 그런 줄 알면서도 내보내야하는 입장입니다." 프로축구 FC 서울의 이장수 감독이 '박주영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3월 프로에 입문한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20.서울)이 8일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8경기 연속 선발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체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지만 홈팬들 앞에서 올 시즌 최고의 인기스타인 그를 벤치에 앉혀놓을 수가 없는 것. 박주영은 지난달 24일 대전 시티즌전부터 일주일에 2경기씩 뛰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는데다 5일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이틀밖에 쉬지 못한 상태다. 이 감독은 이날 포항전에 앞서 박주영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는 속내를 밝히면서도 "주영이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와 있다"며 선발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일 전북전까지 박주영이 뛴 10경기에서 총 26만6천600명의 관중이 입장, 경기 당 평균 2만6천600명의 축구팬이 그라운드를 찾은 바 있다. 이 감독은 "주영이가 피곤해한다.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매스컴의 관심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에 모두 선발될 것이 확실해진 데 대해서도 이 감독은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작년 김남일(당시 전남)이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나갔다가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소속팀에서는 1년 동안 8경기밖에 뛰지 못한 예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구단 관계자는 "양쪽에 다 뽑혀 체력부담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청소년대표팀에만 뽑히면 부산컵 3경기와 네덜란드 현지 평가전까지 치러야 한다"며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박주영은 청소년대표팀에만 선발된다면 15일 K리그 전기리그 개막전과 부산컵 3경기, 평가전 1경기 등 세계청소년선수권 개막 전까지 총 5경기를, 성인대표팀에 함께 선발될 경우에도 K리그 3경기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 등 총 5경기를 치르게 돼 어차피 소화해야할 경기 수는 똑같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