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한국국제전시장) 가 29일 국내 최대 규모의 무역전시장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1999년 4월 인천시와 치열한 경합 끝에 입지가 결정된 후 6년만이다. 킨텍스 개장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전시산업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한편 동북아지역 무역 중심지(트레이드 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만6천평 전시장 시대 개막 킨텍스는 이날 오전 개장식을 갖고 동북아지역 대표 무역전시장으로서 출발을 대내외에 알렸다. 킨텍스는 이날 개장된 1단계 시설만으로도 부지면적 7만3천평, 전시면적 1만6천여평(축구장 6배) 등 지금까지 규모가 가장 컸던 코엑스의 1.5배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10년말까지 부지면적 45만평, 전시면적 5만4천평으로 세계 유수의 전시장들과 어깨를 같이 할 규모로 확대, 조성된다. 킨텍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메세 프랑크푸르트 지즈위츠 회장은 개장식 축사에서 "킨텍스 개장은 한국 뿐만아니라 동북아지역의 전시산업의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킨텍스와 비즈니스, 무역, 관광,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하고 생산적인 관계 증진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킨텍스 개장 의미와 과제 킨텍스 개장은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걸맞는 전시.컨벤션 인프라의 확보를 의미한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는 360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전시면적 6천평을 넘는 것은 고작 14%, 15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국제적 규모인 1만6천평의 전시장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수출업체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전 세계 바이어와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날수 있게 됐다. 규모화를 통한 국제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킨텍스는 또 첨단화 시대에 맞는 지능형 빌딩시스템(IBS)을 갖추고 있고, 전시홀 높이 15m, 바닥 하중 5t/㎡로 기존 국내 전시장에서 불가능했던 대형 중량물 전시와 대규모 이벤트도 가능하게 설계되는 등 시설면에서도 선진 전시장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킨텍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전시는 40분만 돌아보면 볼 것이 없었다"며 "이제는 해외 바이어가 평균 6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 킨텍스에서 이틀을 머물며 세계 산업의 흐름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킨텍스 개장은 또 국내 전시산업의 판도 변화도 몰고 올 전망이다. 전시업계는 그동안 전시시설 공급 부족 상태가 해소됨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 전시장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기화 사장은 "코엑스는 퍼블릭쇼, 경박단소형 전시, 컨벤션 중심 전시장으로,, 킨텍스는 산업, 전문 중심의 전시장으로 각각 특화해 유기적으로 협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북아지역 트레이드 허브 도약 킨텍스는 2010년말까지 부지면적 45만평, 전시면적 5만4천평의 초대형 무역전시장으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동경국제전시장 실내 전시면적 2만4천400여평의 2배를 넘는 규모다. 홍기화 사장은 지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3단계 확장 계획을 당초 2013년에서 2010년으로 앞당기겠다"며 "통상적으로 전시장 개장 이후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6년이 걸리지만 킨텍스는 3년만인 2008년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킨텍스 주변에는 다양한 지원시설도 조성돼 무역, 관광, 문화교류 등이 합쳐지는 최근 전시산업의 흐름에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지원시설부지는 모두 8만4천여평으로, 오는 10월 착공해 2007년 2월 개장하는 차이나타운을 비롯, 대형 스포츠몰, 수족관, 특급 호텔(840실 규모) 등 관광.숙박 인프라가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첫 전시회 `2005 서울 모터쇼' 킨텍스 개장과 함께 이날 개막된 2005 서울 모터쇼는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 유명 자동차 업체와 부품 업체 등 10개국 179개 업체가 참가, 최첨단 자동차 기술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산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가 각기 별도로 전시회를 개최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모터쇼는 명실상부한 자동차 축제로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평가된다. 특히 세계 6위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는 전시 인프라가 구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서울 모터쇼는 다음 달 8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킨텍스는 올해 서울 모터쇼를 비롯, 한국기계산업대전, 한국전자전 등 44개 전시.컨벤션 행사(이미 개최된 세계 관광기념품 디자인 공모전 포함)를 유치했고 내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국제공작기계전 등 국내 '빅5' 전시회를 모두 유치키로 하는 등 국내 전시산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킨텍스 한종운 처장은 "우리나라 전시산업이 GNP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7%에 불과한데 주된 이유가 전시공간 부족에 있었다"며 "킨텍스의 국제화, 전문화, 대형화로 이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김정섭 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