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밤이면 폭주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기적으로 새벽이 되면 일부 자동차 동호회나 폭주족 등을 중심으로 과속 차량이 나타나 운전자들을 위협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는 실정이다. 29일 경찰과 인천공항 관계기관에 따르면 27일 오전 0시께 인천공항고속도로 공항 방면 9.8㎞ 지점에서 김모(35)씨가 몰던 페라리 승용차가 도로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충돌과 함께 불이 나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 버렸다. 경찰은 자동차 동호회 회원인 김씨가 다른 회원이 몰던 차량과 함께 고속도로 2차선을 달리다 사고 차량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서 중심을 잃고 가드레일에 부딪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한 자동차 동호회 회원 20∼30명이 인천공항고속도로 일대에서 벤츠ㆍ렉서스ㆍBMW 등 고급 외제 차량 10여대를 이용해 성능 테스트를 할 예정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집중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2000년 12월 개통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그동안 일산 자유로와 뚝섬 부근의 한강 둔치, 국도 1호선 수원∼화성 구간 등과 함께 자동차 폭주족 사이에서 인기 레이싱 코스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는 인천공항에서 오후 11시 이후 시외로 나가는 버스가 끊겨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용 차량은 없는 데다 총길이 40.2㎞의 상당 구간이 직선이고, 왕복 6∼8차로로 폭도 넓은 공항고속도로는 폭주족들에게 `해방구'로 인식돼 왔다. 경찰은 지난해 말 고속도로 관할주체인 고속도로순찰대와 인천 중부서ㆍ서부서를 중심으로 도로상의 과속ㆍ난폭 운전에 대해 일제 단속에 나서기도 했지만 폭주족 검거나 일망타진이 쉽지 않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실정이다. 공항 관계자는 "공항 근무자 중에서는 심야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다가 폭주나 난폭운전 차량 때문에 아찔한 경험을 한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정기 단속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