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는 가정에서 폭력을 휘둘러 배우자나 자녀를 못살게 구는 남자들에게는 모텔 숙박권을 주어 사흘 정도 가족들과 격리시키기로 했다. 호주 일간 에이지는 28일 빅토리아주가 그동안 가정 폭력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가정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남자들에게는 사흘 밤까지 모텔에 머무를 수 있는 숙박권을 주는 등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빅토리아주 정부가 그 같은 정책 시행을 위해 3천500만 호주 달러의 예산을 새로 책정했다고 말하고 내달 2일 의회의 예산 심의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의 새로운 가정 폭력 대처 방안에는 피해 여성들에 대한 24시간 위기 상담 서비스와 재발 사건에 대한 집중 관리제도, 폭력 남자들에 대한 행동 개선 프로그램, 여성들을 위한 위기 숙박시설 제공 등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주의 존 트웨이츠 주지사 대행은 빅토리아주 여성 5명 가운데 1명 꼴로 가정 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숙박권 제도가 피해 여성들이 아니라 폭력 남편들로 하여금 집에서 나가도록 만들게 될 것이라며 남자들이 거부할 경우 경찰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력 남편들에게 별 다섯 개짜리 호텔 숙박권을 줄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과거에 여성과 아이들이 피신할 수밖에 없었던 건 많은 남자들이 갈 곳이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정 폭력은 호주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빅토리아주에서만 보아도 15세에서 44세 사이 여성들 가운데 사망, 장애, 질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20억 달러 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리스틴 닉슨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모든 살인 사건의 40%는 가정 폭력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 가운데 60%는 배우자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고 주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