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워싱턴주 동성애자 권리법안에 대한 지지철회로 몸살을 겪은 끝에 앞으로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26일자 시애틀 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런 정도의 반발은 예상 못했다. 많은 직원들이 메일을 보내고 있다"며 "모든 걸 떠나 어떤 정치 법안에 대한 MS의 입장이 법안 통과나 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친 적이 있는지,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자신과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 둘다 개인적으로는 동성애 권리법안을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슈에 회사가 입장을 내보여야 하는 것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발머 CEO가 지난 22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과 비슷한 내용이다. 워싱턴주 레드몬드가 본사인 MS는 지난 21일 워싱턴주 동성애 권리 법안이 주상원에서 1표차로 부결되자 법안 지지자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고 있다. 법안 지지자들은 직원 2명이 지난 2월 상원에서 법안 지지증언을 하고 지난해 주상원에 법안 지지 서한도 보냈던 MS가 레드몬드 지역 교회의 켄 허치슨 목사로부터 MS 제품 불매운동 위협을 받고 법안 지지를 철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발머 CEO는 지난 22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허치슨 목사가 비난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안에 대한 회사 입장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25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발머는 e-메일에서 "우리 사업과 주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이슈들에 대해 회사 이름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하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을 넘어선 더 광범위한 이슈들에 대해 회사 이름을 거는 것이 적절한지는 훨씬 덜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의회 회기가 시작되기전에 사업과 좀더 직접적 관련이 있는 이슈들을 제한적으로 선별해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그렇지만 MS 내부에서는 동성애자 권리 증진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