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25일 "한국은 신장된 경제력과 성숙한 민주정치제도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변화된 세계안보환경에 발맞춰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의 포괄적인 협력관계도 확대.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외신기자클럽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 같이 밝힌 뒤 "한국은 빈곤퇴치, 환경보호,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저지, 마약거래 중단 등 글로벌 이슈 해결과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한 것은 최근 한미간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의 이해관계가 예민해지면서 한국의 외교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라며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해 "역내 국가간 대립과 갈등을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시키는 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의미한다"며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이 기본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1세기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촉진자로서 대륙과 해양을 잇는 `허브개념'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한미동맹, 한.미.일 관계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축도 무시돼서는 안된다"며 "동북아균형자론은 전통적 세력균형론과는 달리 동북아에서 유럽연합(EU)와 같은 공동체시장을 목표로 평화를 추구하는 동북아평화의 균형자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당은 참여정부 외교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의원외교와 정당외교를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주요 우방을 방문해 정치 지도자들과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각국 정당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6년 가을에는 우리당 주관으로 제4차 아시아정당 국제회의(ICAPP)를 서울에서 개최토록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다음달 서울에서 ICAPP 상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참여정부 출범 초기 상황을 언급하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기업정책은 `성장이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적 정치공세로 좌파정책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참뜻이 이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정치의 개혁과제는 궁극적으로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 변화가 경제적 역동성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이 같은 변화가 한국 사회를 건강체질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