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의 명문대학 집단인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새 학기부터 일제히 학비(tuition & fees)를 인상키로 결정해 이들 대학의 연간 학비가 모두 4만달러(약 4천만원)대를 돌파하게 됐다. 20일 각 대학이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직 학비 인상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컬럼비아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올 9월 학기부터 최저 4.3%에서 최고 5.5%까지 학비를 올려 받기로 했다. 학비에는 수업료, 교재비, 학교활동비, 기숙사비 등이 포함된다. 대학별로는 예일대가 최고 수준인 5.5% 인상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 대학의 연간 학비는 종전의 3만8천850달러에서 4만1천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그 다음으로는 펜실베이니아대(5.4%), 프린스턴대(5%), 브라운대(4.9%) 다트머스대(4.8%), 하버드대(4.5%), 코널대(4.3%) 순으로 인상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아이비리그 대학중 코널대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4만달러 학비 시대'를 열었던 컬럼비아대도 다른 대학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학비인상 러시는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대학들은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해마다 물가인상률을 4% 포인트 가량 웃도는 5∼6%씩 학비를 인상해 왔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우수 교수인력과 새로운 교재 확보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대학들이 학비인상을 통해 재정부담을 학생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하버드대 졸업생 스탠리 엘레프는 "미국 대학중에서 최대 규모인 226억달러의 기부재산을 보유한 하버드대의 경우 기부재산 관리인 5명에게 지급된 보너스가 2003년에만 1억달러에 달했다"며 학교측의 방만한 재정운영을 비판했다. 그는 "이제 4년간 대학에 다니려면 거의 20만달러(약 2억원)를 써야 하는 데 학비로는 너무나 큰 돈"이라며 "고등학생들이 대학 학비에 관해 질문하면 말문이 막히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에 소재한 스키드모어대학의 샌디 바움 교수(경제학)는 "현재의 학비는 기숙사 신축, 컴퓨터 교재 구입 등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직ㆍ간접적으로 드는 모든 비용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학비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바움 교수는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실제 쓰는 돈은 거둬들이는 수업료 이상이다. 오늘날의 대학학습 환경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보스턴 블룸버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