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형 게오르크 라칭거(81) 신부는 동생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으며 기쁨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전날 차기 교황 선출 결과가 발표된 이후 독일 레겐스부르크 자택에서 외부와 일체 접촉하지 않은 채 두문불출했던 그는 20일 공영 ARD방송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생이 교황이 된 일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는 당초 동생의 나이와 그리 안정되지 않은 건강 때문에 추기경들이 다른 사람을 선택하길 기대했으나 뜻 밖의 결과에 충격받았다면서 "밤 사이에 마음이 진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정상적인 상태와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황 직무는 매우 고된 것인데 사람들이 한쪽 면만 보고 있다"며 자신은 그리 기쁘지 않지만 결과를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아직 동생과 접촉하지 못해 축하 인사도 건네지 못했으나 여건이 된다면 이번 주말이라도 바티칸을 직접 방문해 만나고 싶어했다. 그동안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1년에 최소 4-5 차례 고향을 방문하고 수시로 자신과 전화 통화를 해왔다고 설명한 그는 교황이 되고 난 이후에도 형제 우애엔 변함 없을 것이지만 개인적 생활은 더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새 교황이 보수 강경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그동안 여러 차례 생각해봤다고 밝힌 그는 "동생은 겸손하고 소박하고 활기찬 사람"이라고 옹호하면서 우선 편견을 버리고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새 교황이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와 친했다는 점에서도 일의 연속성은 유지할 것이지만 "성정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전임자와는 다른 분야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중남미를 여러 차례 방문, 극도의 가난을 목격하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교황의 중요 관심 사항 중 하나가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