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운동의 선구가 됐던 '반둥회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오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된다. 나흘간 계속되는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1955년 아시아와 아프리카 29개국이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냉전시대 열강들의 지배에 대항, 약소국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개최했던 반둥회의를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특히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간의 갈등, 핵보유 경쟁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해묵은 카슈미르 분쟁 해결 노력, 북핵과 6자회담, 미얀마 민주화 문제 등이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어서 회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양 대륙의 회의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와 남아공측은 21일로 예정된 고위급회담에 앞서 "회의는 대륙간에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으로 개별국가간 분쟁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은 양국간 갈등 해소를 위해 별도의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비동맹운동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양국 대표는 50년전 반둥회의에 참석했으며 이번 정상회의에도 두 정상이 초대됐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몇몇 참가국간의 양자 회담에 앞서 22일에 연설을 할 예정이며 회의에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0여개국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마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정상회의는 마지막으로 자카르타 남서쪽 150㎞ 떨어진 반둥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반둥에서 우리는 식민주의와 싸웠고 그것은 정의를 위한 것이었다"며 "이번에도 우리는 국제정의, 빈곤, 저개발과 같은 동일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AP=연합뉴스)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