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속에 하루 근로시간이 5시간도 채 못되는 아르바이트족(族)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는 `프리터'(Freeter:Free + Arbeiter)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당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근로자수는 98만2천명, 18~26시간은 114만4천명으로 하루 5시간도 채 일하지 않는 주당 26시간 미만 근로자가 212만6천명에 달했다. 1~17시간 근로자의 경우(1분기 기준)는 2000년 72만6천명, 2001년 74만3천명, 2002년 75만2천명, 2003년 68만5천명 등에 이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8~26시간 근로자도 2000년 85만명, 2001년 87만8천명, 2002년 88만5천명, 2003년 93만4천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같이 단시간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취업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데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3개월 이상 구직 회원 1천572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전체의 36.5%는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심각한 취업난을 피하기 위해'(66.5%), `구직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17.1%), `직장생활로 받는 스트레스가 싫어서'(9.1%)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이들 중 26.7%는 `생계유지를 위해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3개 이상'도 4.5%를 차지해 프리터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78.4%는 `향후 정규직으로 구직활동을 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혀 정규직을 얻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유를 누리는 프리터 증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일본과는 다소 다른 `한국형'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링크 한현숙 사장은 "취업을 통해 한창 일해야할 청년층이 제대로 사회에 유입되지 못하면서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자발적 프리터가 늘고 있다"면서 "2~3년 계속되는 아르바이트가 자칫 취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어 구직자들의 신중함과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앙고용정보원 박천수 동향팀장은 "단시간 근로가 증가하는 것은 프리터가 늘어날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청년층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단순히 일자리를 얻기 위한 `사다리'로 여길 수 있지만 헤어날 수 없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젊은층 프리터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학생시절부터 충분한 직업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힘들고 장시간 일하는 직업도 노력여하에 따라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