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15-0, 24-0' 이는 배구나 핸드볼 스코어가 아니다. 남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아축구선수권에서 나온 점수다. 지난 16일 열린 개막전에서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골세례를 퍼부으며 15-0으로 완승했고, 일본은 홍콩을 22-0으로 제압하며 서전을 장식했다. 18일 열린 경기에서도 한국은 인도를 7-0, 일본은 방글라데시를 무차별 폭격하면서 24-0으로 승리했다. 이처럼 우승 후보권으로 분류되는 한국, 중국, 일본과 나머지 국가와의 전력차이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넘어선다. 지난 16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싱 모이랑테름 인도네시아 감독은 "우리는 한국처럼 정규 팀이 없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선발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건 한국 감독도 "어차피 중국과 일본과의 경기가 진정한 승부"라며 "인도네시아 등과의 조별리그 경기는 연습하는 기분으로 한다"고 말했을 정도. 물론 처음 개최되는 대회라 국가간의 수준차이를 고려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알렉스 수세이 AFC 경기 담당관은 "이번이 첫 대회라 참가팀의 수준을 판단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토대로 국가별 수준에 따라 1부리그, 2부리그 등으로 나눠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여러가지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보고 싶어한다. 이날 스포츠파크주경기장을 찾은 김형렬씨는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 재미가 반감된다. 22-0은 핸드볼 같은 스포츠에서나 있는 점수다. 비슷한 팀들끼리 경기를 펼치면 더욱더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해=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