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활짝 핀 여의도와는 대조적으로 코스닥시장의 `봄날' 맞이는 좀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테마주들이 기운을 잃었으나 이들을 대신할 주도업종이나 종목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이 이달들어서도 순매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440선 중반에서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관찰하면서 단기적 대응을 하되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우량주나 신규 수주가 예상되는 액정표시장치(LCD) 관련주들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기관 매도는 손절매와 보호예수 해제 물량 =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기관들의 순매도 행진은 손절매 물량 출회와 신규상장종목의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지수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손절매 물량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불안하고 정보기술(IT) 업종도 이렇다할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기술주나 외부 변수에 민감한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보호예수가 풀린 신규상장 종목들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이라면서도 "악재가 생긴 몇몇 종목들을 미처 처분하지 못한 기관투자자가 뒤늦게 팔자에 나서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들어 기관은 지난 6일을 제외하고 15일까지 매일 순매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달의 누적 순매도액은 750억원대로 늘어나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매매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이 7일째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도 그다지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기관의 이런 움직임은 코스닥의 수급 구도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이미 한차례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기관의 매도 때문에 한단계 더 떨어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급락 가능성 낮지만 단기 상승동력 역시 부재 =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말부터 연중 최고점까지 상승분의 절반에 가깝게 하락했고 일부 개별 종목들의 실적을 토대로 한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전체적인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그러나 침체된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만한 재료 역시 당분간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지 않아 시장을 전체적으로 이끌 만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견해를 표했다.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유가증권시장내 대형 IT종목의 거래와 연관된 모습을 보일 공산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 책임연구원은 "만약 지수가 440선 중반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425선 부근에서 다음 지지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440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지지선 형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