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봄 기운이 감돌면서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조치와 극심한 경기침체로 매기가 사라졌던 작년 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쌓여만 가던 미분양 아파트는 소진률이 높아지면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화성 동탄,인천 동시분양 등 신규 분양현장에는 봄나들이를 겸한 수요자들의 발길로 북적댄다.


이처럼 올 봄 부동산시장은 모처럼만에 훈풍으로 온기가 돌고 있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이나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지금의 상황이 반짝 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앞서기때문이다.


따라서 요즘같은 장세에서는 상품에 관계없이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기존 아파트 투자 전략


상반기 아파트 값은 국지적인 반짝 오름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하향 안정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우선 입주물량이 많고 정부의 집값 안정의지가 굳건한 게 가장 큰 근거이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도 청약경쟁률이 지역별 입지별 규모별로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안정성을 투자결정의 최고 우선 순위로 두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은 3∼5월 가격상승폭과 정책변화에 따른 가격하락 가능성,봄 이사철 상승 전망,급매물 움직임,7∼8월 비수기 향배 등을 다각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한다.


◆신규 분양 청약 전략


우선 정책 변수와 향후 발전전망,지역별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안목에서 선택해야 한다.


11월 분양이 예정된 판교 신도시에 '올인'하기보다는 서울지역 대규모 재건축 단지나 역세권 단지,수도권 신도시 등 대형 택지지구,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지역 등을 골라 적극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


판교 청약을 아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판교 이외의 유망물량은 놓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수도권 택지지구의 경우 미분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들 물건의 향과 가격,환경 등을 따져서 구매에 나서는 것도 내집마련의 한 방편이다.


관심대상으로는 가격이 좀 비싸지만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분,강남·강북권 유망 주상복합,한강 조망권 단지,택지지구 대단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충청권 지역도 노려볼 만하다.


◆저평가된 분양권에도 관심


다음달부터 5월까지 전국의 입주예정 아파트는 5만2천6백여가구에 달한다.


주상복합은 1천5백여가구,오피스텔도 8천5백여실이 쏟아진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1만1천8백여가구,주상복합 7백75가구,오피스텔 3천6백여실 등이 집들이를 준비 중이다.


이들 입주예정 아파트의 분양권은 작년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가 이하에 나오는 매물이 많다.


하지만 이들 저가 매물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입지여건이 양호한데도 작년 침체장세 속에 빛을 못 본 경우도 있어 발품을 팔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호재지역 경매로 내집마련


최근 법원 경매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거용 물건이 크게 늘면서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주거용 물건이 올 2분기쯤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특히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경매 물건은 늘고 있는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오히려 하향 추세여서 실수요자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낙찰가를 기준으로 내는 취득·등록세율이 기존 5.8%에서 4.6%로 낮아져 세 부담이 적다는 것도 경매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요즘은 신행정도시 건설로 충청권 토지와 뉴타운지역 주택,판교 주변 토지 등이 관심 물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알짜 미분양 물건도 짭짤


주택시장이 살아날 때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하면 입주 무렵에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잘만 고르면 미분양도 대박을 칠 수 있다.


우선 청약통장을 안 써도 된다.


판교 등의 유망지역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들이라면 신문 등의 정보를 활용하고 발품을 팔면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당첨 금지에서도 제외된다.


호수를 직접 지정할 수 있어 원하는 층을 계약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더욱이 주택업체들이 미분양 해소를 위해 계약금 인하,중도금 무이자대출,이자후불제 등 각종 계약조건을 양호하게 해주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소형보다 중·대형 평형이 유리하다.


원가연동제와 채권입찰제가 적용될 경우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