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서비스' 경쟁력을 키우자] (1) '동북아 허브'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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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싼 주거 비용과 의사 소통의 어려움,열악한 교육환경 등을 무엇보다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를 위해 현재 한국에 거주중인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등 한국 대도시의 생활서비스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거리 등 도시환경이 비교적 깨끗하고 강력 범죄 발생률이 낮은 점 등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좌담회는 지난 18일 본사 회의실에서 피터 넬슨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스티브 맥키니 맥키니 컨설팅 대표,디히터 슈미츠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좌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넬슨=서울에서 생활한지 10년 가까이 됩니다.
주거환경을 놓고 보자면 다른 아시아 도시들과 비교할 때 대중교통이 편하고 환경도 깨끗합니다.
밤에도 마음놓고 다닐 수 있어요.
하지만 주거비용이 비싸고 시내 공원이 적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집 값은 어떻습니까.
1∼2년치 월세를 미리 내야하는 깔세(keymoney) 부담이 크지 않은지요.
△슈미츠=유럽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깔세 괴담'(horrible story)을 흔하게 들을 수 있어요.
렌트비가 너무 비싼 데다 보증금조로 한두달치도 아닌 2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것은 너무 불합리합니다.
△맥키니=한국이 더 많은 외국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월세가 활성화돼야 할 것 같습니다.
깔세 시스템이 불합리하고 주거 비용이 비싸다 보니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인원을 보낼 때 숫자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족과 함께 오려면 아무래도 병원이나 교육 인프라가 문제가 될 듯 합니다만.
△맥키니=한국의 의료 수준은 대단히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일류 대학병원에도 영어소통이 가능한 의사나 간호사가 거의 없습니다.
앰뷸런스 구조대원도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는 데 응급상황에서 말이 안통해 제대로 처치를 못받는 경우를 생각하면 불안하기 이를 데 없지요.
△넬슨=서울의 대형 병원에서는 그럭저럭 소통이 된다고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외국인이 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교육 등 다른 애로점은.
△맥키니=한국에 가족과 함께 오려고 할 때 제일 걸리는 문제가 자녀교육입니다.
저 같은 경우 아이가 두명인 데 한명은 일본에,한명은 미국에 보냈었어요.
△넬슨=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시선도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에 대해 불친절하고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맥키니=포천 5백대 기업 중에 2백63개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만큼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보다 힘을 쏟을 때예요.
여전히 한국 기업과 외국기업에 차별적인 시선이 존재합니다.
△슈미츠=한국이 동북아 허브가 되려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일부를 경제자유구역화할 것이 아니라 아예 한국 전체를 경제구역으로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말이에요.
정리=김혜수·송형석 기자 dearsoo@hankyung.com